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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가벼운 이야기

왼손잡이를 위한 소소한 UI 사례


점심시간에 회사분들과 식사하다가 '왼손잡이'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 주제에 대해서 한번 블로깅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록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본 블로깅에서는 그간 왼손잡이로 살아오면서 불편했던 점들을 생각해보고, 왼손잡이에 대한 소소한 배려를 한 '닌텐도 Wii'와 '와콤 인튜어스 4 타블렛'의 UI 사례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손잡이가 느낀 불편함에 대하여

그림1. 왼손으로 필기하기
이미지 출처 : http://garden.egloos.com/10004226/post/82384

저는 왼손잡이입니다. 언제부터 왼손잡이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왼손잡이였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 중 한분은 제가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것을 정정하시려고 수업 끝나고 오른손으로 이름을 100번씩 쓰고 가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제가 고집이 있었다는 것이겠지요...)

그림2. 왼손으로 가위질하기
이미지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95167

희한하게도 가위질만은 오른손으로 합니다. 할머니의 가르침 (혹은 때찌?!) 덕분에 오른손 가위질을 배우게 되었지요. 왼손잡이가 주로 가위질을 어려워 하는 걸 보면 저는 그나마 다행인 축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왼손잡이용 가위도 있다고는 합니다만 저는 어디서 파는지도 잘 모릅니다.

왼손잡이인 저의 가장 큰 특징은 필기할때 종이가 대각선으로 이동한다는 점입니다. 왼손으로 글을 쓰다보니 필기자세가 쉽게 나오지 않더군요. 아랍권 국가들은 반대로 글을 쓴다고 하니 아랍쪽에서는 저도 쉽게 필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림3. 술자리에서의 예절(?)
이미지 출처 : http://ask.nate.com/knote/view.html?num=180650

한때 예절을 강요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예전에 기획서 아르바이트를 할때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술을 왼손으로 받자 선임 분이 왼손으로 술을 받는것은 예의에 어긋나다고 하시더군요. '그럼 왼손잡이가 오른손으로 술을 받는것은 예의에 맞는 것입니까?' 라고 반문하고 싶었습니다. 

그림4. 지하철 개찰구
이미지출처 : http://deltaeagle.egloos.com/2896742

일 아침 저녁에 지하철 개찰구를 왔다 갔다하며 제가 왼손잡이임을 느낍니다. 지하철 개찰구는 오른손잡이용으로 되어있어서 왼손으로 카드를 찍으려면 오른쪽으로 갖다대어야 합니다.

회사에서 식사를 할때에도 약간의 불편함이 있습니다. 오른손잡이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앉을 자리를 잘 고려해서 앉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요. 그래서 구석 자리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림5. 아이폰 번들 이어폰
이미지출처 : http://store.apple.com/kr/product/MB770FE/B?fnode=MTY1NDA1MA&mco=MTc0NTg0MTY

그러고보니 아이폰(아이팟터치)의 리모트컨트롤이 오른쪽에 달려있는것도 부담스럽더군요. 아무래도 왼손이 더 편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왼손잡이들이 느끼는 불편함은 대개 비슷비슷 한듯 하네요.)



왼손잡이를 위한 소소한 UI 사례 : 닌텐도 Wii, 와콤 타블렛

인터페이스에서 왼손잡이를 배려한 사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일상에서 찾다보니 게임관련 인터페이스네요. 나중에 경험을 하게 되면 추가로 덧붙이던가 해야겠어요. (경험의 부족으로 사례를 찾지 못하는것인지 아니면 아직 왼손잡이를 배려한 case를 찾기 힘든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림6. 닌텐도 Wii 모션플러스 리모

그림7. 닌텐도 Wii 인터페이스

닌텐도 Wii 에서는 경기를 할때 왼손, 오른손을 셋팅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닌텐도 DS 의 두뇌트레이닝 부류의 게임도 마찬가지로 오른손, 왼손 셋팅을 지원하고 있더군요.) Wii resort 게임에서 캐릭터를 선택하면 왼손 플레이어인지, 오른손 플레이어인지 물어봐서 왼손잡이도 무리없이 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림8. 와콤 인튜어스 4 타블렛

그 외에도 와콤 인튜어스 4 타블렛 의 경우에는 왼손 사용자를 배려하여, 타블렛을 반대쪽으로 뒤집을 경우에도 자동으로 단축 키 배열이 반전됩니다. 또한 각 버튼을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림9. 아마존 킨들
이미지 출처 : http://softhard.egloos.com/3792108

arnagyi 님이 E-book 킨들에 관한 사례를 알려주셔서 추가하였습니다.

"킨들을 처음보면 페이지 전환 버튼(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이 쌍으로 오른쪽과 왼쪽에 있다. 처음 봤을 때는 왼손잡이용 배려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써보니 나도 오른손으로 했다, 왼손으로 했다가 한다. 처음에는 몇 번 실수를 했는데(왼쪽에 있는 것을 이전 페이지로 누르는 실수) 이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실수로(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누르는 경우가 꽤 자주 있다. 이걸 어떻게든 고쳐야 할 듯 싶다."
(킨들에 관한 arangyi 님의 느낌)

또한 앞으로는 디스플레이에 인체인식 기술이 접목된 UI디자인의 등장으로 사용자의 습관적 움직임을 인식해 휴대전화나 리모콘의 경우, 왼손.오른손잡이 사용자에 맞게 디지털 기기의 인터페이스가 자동변환 배치되는 신기술을 만나게 될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기획자의 입장으로는 다수의 유저를 배려할 것인가 아니면 소수의 유저를 배려할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소수의 유저도 똑같은 사람이며 똑같이 불편함을 느낍니다.

어쩌면 왼손잡이는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왼손잡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주변의 인식, 불친절한 UI가 왼손잡이를 불편하게 만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단지 약간의 배려를 원할 뿐입니다.


내용 출처 및 관련 자료들입니다.

왼손잡이들의 글씨쓰는 방법

나는 상상한다, 왼손잡이가 지배하는 세상을

위키피디아 - 왼손잡이

왼손잡이 이야기

UI 디자인 미래, 감각과 교감
http://www.designlog.org/2511561